합격 통보 뒤 채용을 취소하면 무슨 일이 생기나
"최종 합격 문자까지 보냈는데 사정이 생겨서 못 뽑게 됐습니다. 아직 출근 전이니 괜찮지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대부분의 경우 "괜찮지 않습니다"입니다. 합격 통보를 하고 상대가 이를 받아들인 순간 근로계약은 성립한 것으로 봅니다. 출근일이 아직 오지 않았을 뿐입니다.
1. 채용내정의 법적 성격
합격 통보와 입사 승낙이 오가면 근로계약이 성립하고, 다만 근로 제공 시기가 입사 예정일로 정해져 있는 상태가 됩니다. 법원은 이를 "시기부 근로계약"이라고 부르며, 회사가 입사 전에 채용을 취소하면 해고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정당한 이유가 필요합니다.
물론 채용내정 단계에서는 아직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으므로 일반 재직자 해고보다는 넓은 사유가 인정됩니다. 경영 사정의 급격한 변화, 지원서의 허위 기재, 학위나 자격 요건 미충족 같은 사유가 그 예입니다. 그러나 "담당 부서에서 생각이 바뀌었다", "더 좋은 지원자가 나타났다"는 정당한 이유가 되기 어렵습니다.
2. 취소했을 때 생기는 일
- 부당해고 구제신청. 5인 이상 사업장이면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이 가능합니다. 인용되면 원직복직, 즉 채용 이행과 입사 예정일부터의 임금 상당액이 문제가 됩니다.
- 손해배상. 지원자가 기존 직장을 그만두었거나 다른 합격을 포기했다면 그 손해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노동위원회와 별도로 민사로 진행됩니다.
- 채용절차 관련 법령상 문제. 상시 30명 이상 사업장은 채용절차 관련 법령의 적용을 받아, 채용광고 내용을 지원자에게 불리하게 바꾸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채용 조건을 변경하는 행위가 별도의 제재 대상이 됩니다. 관련 법령은 최근 개정이 잦았으므로 적용 여부는 사안 시점 기준으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3. 사례 하나
IT 기업 B사는 경력직 乙에게 최종 합격을 통보하고 입사일을 정했습니다. 乙은 다니던 회사에 사직서를 냈습니다. 입사 일주일 전 B사는 "조직 개편으로 해당 포지션이 없어졌다"며 채용을 취소했습니다. 乙은 구제신청을 했고, B사는 조직 개편 사실을 입증했지만 그 개편이 채용 결정 뒤에 급하게 이루어졌고 다른 부서 배치를 검토한 흔적이 없었습니다. 부당해고로 인정됐습니다. 경영상 사정이 있어도 회피 노력이 없으면 정당성이 인정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4. 사업주가 지금 확인할 것
- 합격 통보 전에 채용 승인 · 예산 · 배치 부서가 확정돼 있는지. 통보 뒤에 확정하는 순서면 사고가 납니다.
- 합격 통보 문서에 입사 예정일, 직무, 근로조건이 적혀 있는지. 적혀 있을수록 계약 성립이 분명해지므로 통보는 신중하게 합니다.
- 부득이 취소해야 한다면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고, 상대가 입은 손해(사직, 이사 등)를 먼저 파악해 협의하는지
지원자 입장이라면 합격 통보 문자 · 메일, 입사일 안내, 기존 직장 사직 관련 기록을 지금 바로 보관해 두시기 바랍니다. 취소가 통보된 날부터 구제신청 기간(3개월)이 계산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기준을 설명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안에서는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례는 여러 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이며 특정 회사나 사건이 아닙니다.